집에 맘 편안해지는 이콘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성당엔 아니다녀도 그 정도는 괜찮겠지?

치매를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하나

밤에 또 눈물이 뚝뚝. 엄마 아빠한테 전화 한 통이라도 더 자주 드리고 짜증내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우리가 하나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사건들을 필요로 합니다. 나를 구성하는 타인의 삶들, 타인의 기억들, 타인의 두려움, 타인의 사랑, 거짓말처럼 들리는 타인의 사실들. 그들은 여행을 떠나요.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언제고 돌아옵니다. 그래야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나는 아직 떠나지도 못했는데, 내가 자꾸 되돌아오네요. 아직 충분히 미워하지도 못했는데, 모든 것을 용서하라고 하면서요. (대체 무엇을 용서하라는 것일까요?) 어떤 사람들은 무심코 흘린 말 속에 진심이 들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나는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요. 그래서 오늘, 나는 농담조차 하지 못해요. 쓰는 것, 쓰고 있는 것, 그것만이 중요하죠. 나를 봐요. 이게 나예요. 내가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볼 수 있을까요?

- 얼음의 책, 한유주
'K에게' 中 p99